레퍼런스

요즘 다 하는 AI 영상 공모전, 잘한 기관은 무엇이 달랐을까?

2026-08-07|8분 읽기

“요즘 AI 영상 공모전 많이 하던데, 우리도 한번 해보죠.” 회의 중 팀장님의 한마디에 김 주무관은 고민에 빠집니다. 막상 준비하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일단 비슷한 사례부터 찾아보기로 합니다.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면 공공기관도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지역 캐릭터와 이모티콘, 유튜브 채널 운영처럼 다른 기관의 시도가 곧 우리 기관의 검토 과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AI 영상 공모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뜻 비슷한 콘텐츠 제작 공모전처럼 보이지만, 기관마다 AI 영상을 선택한 이유도, 모집부터 결과 활용까지의 설계도 달랐습니다. 공인싸가 눈여겨본 세 가지 사례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경기관광공사, 공모전을 확산형 캠페인으로 설계하다

경기관광 국제 AI 영상 공모전 포스터 — 출처: 경기도뉴스포털

경기관광공사는 생성형 AI로 경기도의 관광 매력을 표현하는 국제 영상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국내 관광, 해외 관광, DMZ, MICE로 분야를 나누고 외국인 특별상도 마련했습니다. 처음부터 국내 참가자뿐 아니라 해외 창작자까지 참여 대상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접수가 끝난 뒤, 홍보는 다시 시작됐습니다. 이 사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접수 이후의 과정입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대상 후보작 6편을 경기관광 유튜브에 각각 공개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대국민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경기관광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후보작 목록 — 출처: 경기관광 유튜브 채널

참여자는 유튜브에서 후보작을 감상한 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경기관광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우와 투표 인증, 경품 이벤트까지 연결했습니다.

후보작 공개 → 영상 시청 → 국민투표 → SNS 유입

투표와 경품 자체는 익숙한 방식입니다. 하지만 작품 접수 이후에도 새로운 참여 동선을 만들어 공모전의 관심을 한 번 더 끌어올렸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선정작도 다시 홍보 콘텐츠가 됐습니다. 공모전이 끝난 뒤에는 주요 수상작을 영화관에서 상영하고, 선정된 영상을 경기관광 홍보 콘텐츠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모집부터 심사, 국민투표, 상영, 후속 활용까지 공모전 전체를 하나의 캠페인으로 연결한 것입니다.

약 5주 동안 접수된 작품은 총 1,680편입니다. 같은 AI 영상 분야의 국제 공모인 '2025 대한민국 AI 콘텐츠 어워즈' 단편영화 부문에는 71개국에서 1,105편이 접수됐습니다. 공모 조건이 달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관광이라는 구체적인 주제로 짧은 기간에 1,680편을 모았다는 점에서 참여 성과가 상당히 컸던 공모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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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관광공사는 작품 모집에서 멈추지 않았어요. 후보작 공개부터 국민투표, 영화관 상영, 후속 콘텐츠 활용까지 연계해 공모전의 전 과정을 새로운 홍보 기회로 만들었어요.

새만금개발청, 촬영할 수 없는 미래를 AI로 시각화하다

2026 새만금 AI 영상 공모전 포스터 — 출처: 새만금개발청

새만금 사례의 핵심은 AI 기술 자체보다 공모 주제와 AI의 궁합에 있습니다. 공모 주제는 로봇과 드론, 수소 모빌리티, 미래 수변도시, 스마트산업단지 등이 만들어갈 미래의 새만금이었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아 실제로 촬영할 수 없는 모습을 참여자가 생성형 AI로 상상하고 영상으로 구현하도록 한 것입니다.

기존 방식이라면 새만금의 미래 비전을 조감도나 설명 자료로 보여줘야 했습니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를 완성된 이미지로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대신, 국민이 직접 미래 모습을 상상하고 영상으로 만드는 공모전으로 바꿨습니다. 기관이 정해놓은 미래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국민의 상상으로 새만금의 미래 비전을 확장한 것입니다.

광고,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뮤직비디오 등 영상 형식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국적 제한도 없애고 한글·영문 포스터와 신청서를 함께 제공했습니다. 반면 결과물을 실제 홍보에 활용하기 위한 기준은 구체적으로 안내했습니다.

  • 영상에 생성형 AI 활용 사실 표시
  • 사용한 AI 도구와 자료 출처 작성
  • AI 도구 이용약관과 저작물 활용 권한 확인

참여자의 표현 범위는 넓히면서도, 기관이 선정작을 후속 홍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관리 장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전문가 평가와 소통24 국민투표를 거쳐 총 8편을 선정했으며, 국민투표에는 약 1,700명이 참여했습니다.

새만금 사례는 AI를 활용했다는 사실보다 왜 AI여야 했는지가 분명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도시, 눈에 보이지 않는 정책 비전,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을 보여줘야 한다면 AI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표현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공인싸 실무 PICK

새만금개발청은 유행하는 AI를 공모전에 활용한 것이 아니에요. 아직 존재하지 않아 촬영할 수 없는 미래를 보여주는 데 AI를 선택했어요. 미래도시, 장기 정책 비전처럼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해야 할 때 참고할만한 사례에요.

행정안전부, 참여 과정 자체를 안전 홍보로 활용하다

2026 지진안전 AI 영상 공모전 포스터 — 출처: 소통24

행정안전부는 지진·지진해일·화산 발생 시 행동요령을 주제로 AI 영상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완성도 높은 영상을 몇 편 확보했는지만으로 성과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참여자가 영상을 만들려면 먼저 재난 발생 시 행동요령과 주변 대피장소를 찾아봐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이해해야 짧은 영상으로 다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후보작을 감상하거나 국민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도 영상을 보며 같은 정보를 다시 접하게 됩니다.

행동요령 탐색 → 영상 제작 → 후보작 시청 → 국민투표 → 우수작 재활용

즉, 결과물뿐 아니라 만들고 보고 선택하는 과정 전체가 안전 홍보이자 교육이 되는 구조입니다. 2018년부터 이어온 지진안전 공모전에 2026년 처음으로 국민 선호도 심사를 도입했습니다. 전문가 심사를 통과한 작품은 소통24에서 10일 동안 국민투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공모전을 알리는 공식 홍보영상도 별도로 제작했습니다. 포스터와 안내문만으로 AI 영상 공모전을 설명하는 대신, 기관이 먼저 영상으로 공모전의 분위기와 표현 방식을 보여준 것입니다. 응모자 가운데 140명을 추첨해 상품을 제공하는 참여 이벤트도 함께 운영했습니다.

접수된 작품은 전문가 심사와 국민투표를 거쳐 총 20편을 선정하며, 우수작은 지진안전주간 등 후속 홍보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이 사례에서 살펴봐야 할 성과는 수상작의 수만이 아닙니다. 영상을 만들며 행동요령을 찾아본 사람, 후보작을 시청한 사람, 국민투표에 참여한 사람, 이후 우수작을 통해 안전 정보를 다시 접한 사람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정책과 안전을 주제로 한 공모전에서는 참여 과정 자체가 홍보 성과가 될 수 있습니다.

공인싸 실무 PICK

좋은 수상작을 얻는 것만이 공모전의 목적은 아니에요. 영상을 만들고 보고 투표하는 모든 과정에서 국민이 재난안전 정보를 한 번 더 접하도록 설계했어요.

AI 영상 공모전의 성패는 기술보다 설계에서 갈립니다. 왜 AI여야 하는지, 공모전이 끝난 뒤 무엇이 남는지부터 정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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