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꿀팁
보도자료 초안, AI에 붙여넣기 전 꼭 확인할 3가지
"이거 그냥 붙여넣어도 되나?" 보도자료 마감이 한 시간 남았습니다. 박 주무관은 결재가 올라간 사업계획서를 통째로 복사해 AI 입력창에 붙여넣으려다 손을 멈춥니다. 30초면 초안이 나올 텐데, 어딘가 찜찜합니다.
이 장면에서 위험한 순간은 초안이 나온 뒤가 아닙니다. 붙여넣기를 누르는 그 순간입니다.
AI 활용에서 생기는 문제는 대부분 답변의 품질이 아니라 입력에서 시작됩니다. 한 번 들어간 자료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외부 AI 서비스는 기관 밖 서버입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예산, 담당자 연락처, 미확정 일정이 그 안에 들어갑니다.
홍보 담당자는 매일 자료를 다룹니다. 보도자료, 카드뉴스 원고, SNS 문구, 행사 안내문. 재료가 되는 자료는 대부분 내부 문서입니다. 그래서 홍보 담당자에게 입력 기준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입력창에 넣기 전, 다음 편에서는 공개 버튼을 누르기 전 확인할 것을 다룹니다.
기준은 정보의 종류가 아니라 '지금 공개 상태인가'입니다
입력해도 되는지 판단할 때 정보의 종류부터 따지면 끝이 없습니다. 질문을 하나로 줄여보세요. 이 자료가 지금 기관 밖에 공개되어 있는가. 이 질문 하나로 대부분의 자료를 세 가지 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구분 | 어떤 자료인가 | 예시 |
| 🟢 초록 · 그대로 넣어도 됩니다 | 이미 기관 밖에 나가 있는 정보 | 홈페이지에 올라간 보도자료, 공개된 정책 자료, 배포된 안내문, 공식 SNS 게시물 |
| 🟡 노랑 · 가공하면 넣을 수 있습니다 | 공개 예정이지만 세부가 미확정이거나, 개인 요소가 섞인 정보 | 담당자 이름·연락처가 적힌 사업 개요, 참여 시민 인터뷰 원문, 확정 전 행사 일정 |
| 🔴 빨강 · 어떤 형태로도 넣지 않습니다 | 가공해도 안 되는 정보. 기관의 의사결정 과정이 담긴 자료 | 내부망 전용 자료, 결재 진행 중인 문서, 예산 편성 근거, 감사·소송·인사 자료, 시스템 계정, 민원인의 개별 사연 |
빨강은 개인정보가 없어도 빨강입니다. 요약만 넣는 것도 안 됩니다. 요약도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노랑이 아니라 빨강으로 보세요. 넣지 않아서 생기는 손해는 시간 몇 분입니다. 넣어서 생기는 손해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노랑은 네 가지 가공으로 초록이 됩니다
홍보 담당자의 AI 활용은 '넣을까 말까'보다 '어떻게 가공해서 넣을까'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노랑 자료를 초록으로 바꾸는 방법은 네 가지입니다.
① 사람을 역할로 바꿉니다
"김○○ 팀장(010-xxxx)"은 "사업 담당 팀장"으로, 인터뷰에 응한 시민 실명은 "참여 시민 A"로 바꿉니다. AI는 이름이 없어도 문장을 만듭니다. 이름은 초안이 나온 뒤 담당자가 직접 채우면 됩니다.
② 숫자를 범위로 바꿉니다
확정 전 예산 "3억 2천만 원"은 "3억 원대"로, 참여 목표 "1,250명"은 "1천 명 이상"으로 바꿉니다. AI에게는 구조와 문장만 받고, 정확한 숫자는 공개 시점에 넣습니다.
③ 일정을 시기로 바꿉니다
미확정 일정 "10월 14일 오후 2시, ○○홀"은 "10월 중, 기관 내 행사장"으로 바꿉니다. 장소와 시각은 확정된 뒤에 채웁니다.
④ 문서가 아니라 개요를 넣습니다
결재 문서 전체를 붙이지 않습니다. 대신 담당자가 직접 쓴 5줄 개요를 넣습니다. 사업명, 대상, 핵심 혜택 3가지, 기대 효과, 원하는 톤. 이 다섯 줄이면 보도자료 초안은 충분히 나옵니다. 결재 문서에는 예산 근거, 검토 의견, 대안 비교처럼 개요 이상의 것이 들어 있습니다. AI에게는 필요 없는 정보입니다.
홍보 업무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홍보 업무 | 초록으로 만들어 넣는 재료 | 초안이 나온 뒤 담당자가 채우는 것 |
| 보도자료 | 사업 개요 5줄, 기존 공개 보도자료 형식 | 확정 숫자, 담당자 연락처, 인용문 실명 |
| 카드뉴스 원고 | 공개된 정책 설명 자료, 핵심 메시지 3개 | 시행 일자, 문의처, 근거 법령 조문 |
| SNS 문구 | 공개 행사 정보, 원하는 분위기 | 장소·시각 확정값, 기관 해시태그 규칙 |
| 행사 안내문 | 행사 목적, 대상, 참여 방법 개요 | 신청 링크, 개인정보 수집 동의 문구 |
| 민원 안내 문구 | 제도의 일반 설명 (개별 민원 내용 제외) | 개별 처리 결과, 법령 해석 |
지난주 AI에 붙여넣은 자료를 하나 떠올려보세요. 네 가지 가공 중 빠뜨린 것이 있었나요? 개요 5줄을 먼저 써보는 습관만 들여도 절반은 해결됩니다.
내부망 자료는 가공해도 옮기지 않습니다
위 네 가지 가공은 인터넷망 PC에서 외부 AI를 쓸 때의 기준입니다. 내부망 자료는 별개입니다. 가공 여부와 관계없이 외부 AI로 옮기지 않습니다. 내부 업무시스템에서 내려받은 파일을 인터넷망 PC로 옮겨 붙이는 것, 결재 문서 화면을 캡처해 AI에 올리는 것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내부망 자료로 AI를 쓰고 싶다면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기관이 도입한 내부 AI 시스템을 쓰거나, 공개 가능한 범위로 담당자가 새로 작성한 뒤 인터넷망에서 쓰는 것입니다.
"우리 기관은 아직 지침이 없어서"라는 말은 2026년에는 통하기 어렵습니다. 기관별 지침이 없어도 상위 기준이 이미 있습니다.
- 국가정보원은 2025년 12월 「국가·공공기관 AI보안 가이드북」을 발간했습니다. 15개 보안위협 유형과 30개 보안대책을 담았고, AI 시스템 구축 환경을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유형별 대책을 제시합니다. 2023년 6월 처음 배포된 「챗GPT 등 생성형 AI 활용 보안 가이드라인」의 후속입니다.
-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5년 8월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를 냈습니다.
- 행정안전부는 2026년 6월 「공공부문 AI 도입·활용 가이드」를 배포했습니다. 기관 내부 문서를 먼저 검색해 답하게 하는 방식(RAG)을 우선 전략으로 제시했습니다. 외부 범용 AI에 내부 자료를 넣는 것이 아니라, 기관 안에서 안전하게 쓰는 구조로 가겠다는 방향입니다.
세 문서에 공통된 원칙은 하나입니다. 민감 정보와 내부 정보는 프롬프트에 넣지 않는다. 담당자가 오늘 당장 따를 수 있는 기준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소속 기관에 자체 지침이 있으면 그것이 우선입니다. 없으면 위 세 문서가 기준입니다. "지침이 없어서 몰랐다"는 감사에서 방어 논리가 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무엇을 써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넣었는지 설명할 수 있느냐입니다. 입력을 지켰다면 절반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다음 편 AI 홍보 문구, 기관 이름으로 내보내기 전 3가지 점검에서 이어집니다.
